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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의 핵, 한국의 핵
    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4. 10. 23. 15:34

    한국 내부에서 핵무장 담론이 힘을 얻고 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60~70퍼센트의 국민이 핵무장을 요구하고 있다. 북한의 위협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핵미사일 발사 실험을 반복하고 있는데, 이미 북미 대륙을 사정거리로 두는 대륙간 탄도미사일 개발 단계까지 진척되어 있다.

     

    이유는 그뿐만이 아니다. 미국이 ‘동아시아로부터 철수’할 가능성을 한국 국민은 감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당신들의 슬기를 가지고 해나가도록 하시오’라는 말과 함께 미국이 동아시아에서 발을 빼는 경우, 한국은 주변 국가들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미국은 명백히 지금도 군사, 경제 분야에서 세계 으뜸가는 초 패권국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국 내에서의 정치적 분단이 깊어지고 있으며, ‘미국 우선주의’를 내건 대통령을 선출한 시점에서 이미 ‘글로벌 리더십’을 포기했다. 바이든 정권이 가자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학살에 효과적 억제를 수행하지 못함에 따라 미국의 도덕적 위신은 한층 더 실추되었다.

     

    최근에 읽은 미국의 외교 전문지 Foreign Affairs Report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동아시아권에서 미국의 일부 동맹국에 핵무장을 독려해야’라는 매우 난폭한 주장을 하고 있었다. 아베 전 총리를 필두로 ‘일부 자민당 지도부가 핵무기에 이전보다 허용적인 입장을 취하게 된’ 효과로 인해 일본인의 핵 알레르기가 완화되어 가고 있다. 작년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부 장관은 ‘일본이 5년 안에 핵 보유 방침으로 선회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기했다.

     

    이 논문의 취지를 짧게 설명하면, 일본과 한국의 핵무장이라는 ‘위협 카드’를 제시함으로써 중국으로부터 외교상의 양보를 도출해 낼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일본과 한국이 핵무장을 할 경우 오인, 오산, 사고의 가능성이 높아짐과 동시에, 핵에 의한 대규모 참사가 벌어질 리스크가 커진다. 이토록 위험에 가득 찬 현실에 직면한 베이징은 미국의 압력에 굴해, 본격적인 군비 관리 협의회에 참가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인의 이러한 야성적인 정직함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 하지만, 일본의 언론 각사는 이러한 미국의 ‘혼네’(흉중)를 결코 전하지 않는다. (시나노마이니치신분 927일자)

     

    (2024-09-30 09:21)

     

     

    저자 소개

    우치다 타츠루 (內田樹)

     

    1950년생. 합기도 개풍관 관장. 고베여학원대학 명예교수.

    근간 『무지의 즐거움』 『되살아나는 마르크스』 등.

     

    출처: 우치다 타츠루의 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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