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 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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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정권의 7년 8개월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0. 8. 29. 15:41
아베 정권의 7년 8개월을 어떻게 종합 평가할 것인가 묻는다면, 나는 '지성과 윤리성을 현저히 결여한 총리가 장기간에 걸쳐 정권을 잡은 탓에, 국력이 눈에 띄게 쇠잔해졌다' 라는 평가를 내리겠다. 지금 일본은 GDP 세계 3위이며, 군사력 또한 세계 5위의 '대국' 이다. 국제 사회 가운데 '선진국' 으로 대우받기도 하고, 동아시아에서 미국이 가장 신뢰하고 있다는 동맹국으로서의 안정된 평가도 있다. 그렇지만, 일본이 '질서 잡힌 국제사회' 에 대해 제언한다든가, 그 실현을 위해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사람들은 일본 안팎을 찾아봐도 보이지 않으며, 경제적 성공을 위한 '일본 모델' 이나, 세계 평화의 실현을 위한 '일본 비전' 을 일본 정부가 제시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없다. 이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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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밀리시아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0. 7. 5. 11:29
미니애폴리스에서 시작한 인종차별과 공권력 남용에 저항하는 운동 Black Lives Matter('흑인의 목숨을 가볍게 여기지 말라') 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한편,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진원지였던 미니애폴리스에서는 결국 경찰서가 해체되어 새로운 공안조직이 재건되었다. 그 정도까지 경찰 폭력에 대한 시민의 분노와 불신은 뿌리깊다. 원래대로라면 치안 회복의 책임을 져야 할 트럼프 대통령이 소란이라는 불에 기름을 붓고 있다. 항의자들에게 대화적인 자세를 취하기는 커녕, 데모의 배후에 테러 조직이 있다는 불확실한 정보를 SNS에 발언하고, FBI로부터 '그런 사실이 없다' 고 부정당했는데도 데모대 진압을 위해 연방군 투입도 불사한다는 강경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미군의 전 수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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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발언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치다 타츠루)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0. 5. 21. 15:24
나의 독자라고 하는 젊은 분으로부터 편지가 왔다. 트위터에서 어떤 정치학자의 트윗을 리트윗하자니 지인으로부터 '젊은이는 정치적 발언을 하지 마라. 당파적 발언을 하면 기분이 나쁠 사람도 있으니 그런 사람을 배려하라. 정치적 발언을 하려면 좀 더 공부 한 뒤에 하라' 는 나무람을 받았다는 듯하다. 어떻게 대응해야 하겠습니까 하고 조언을 구했기에 다음과 같은 편지를 써서 보냈다. 안녕하십니까. 우치다 타츠루입니다. 보내 주신 편지 말씀입니다만, 직접 답장하기에 앞서 조금 원칙적인 것부터 확인해 두고자 합니다. 나는 언론의 자유를 소중히 하고 있으므로 기본적으로 어떤 주제에 대해서라도 누구든지 자유롭게 발언하십시오 하는 입장입니다. 내가 발언의 자유를 소중히 하는 것은 '언론이 일어나는 장소의 판단력' 을 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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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나리구미'와 공격성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0. 5. 1. 09:12
출처: http://blog.tatsuru.com/2020/04/27_1819.html 시민들의 상호 감시가 시작되고 있다. 골든 위크의 외출 자제에 편승하여(2020년 코로나19 유행 시점임 -역주) 외지에서 온 차량을 몰아세우고 공격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휴업 권고에 따르지 않고 개업하는 점포에 낙서를 한다든가 비품을 망가뜨리는 사람도 나왔다. '이런 것'을 할 수 있는 것은 '그런 것을 해도 용서받을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그들이 감지했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면 '그런 것'을 해도 처벌받지 않는다, 적어도 '나는 시민으로서 당연히 분노에 따랐을 뿐이다' 라는 자기 정당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면 '그런 것'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그런 사람들을 지금까지 몇 번이나 봐 왔다. 전에도 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