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전의 쿠데타 (日 아사히신문 천성인어)
역사는 반복되는 대신, 압운을 남긴다고들 한다. 45년 전 어제, 한국의 전두환 소장이 쿠데타를 일으켰다. 그는 공수부대 등을 출동시켜 주요 인물들을 구속하고 불과 하룻밤 만에 실권을 장악했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영화 『서울의 봄』은 작년에 한국에서 크게 흥행한 바 있다.
계획을 성공시킨 장군의 파안대소로 영화는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끝날 수만은 없었다. 전씨는 내란수괴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을 받았다. 노태우 전 대통령과 함께 법정에 섰던 모습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영광과 영락, 그리고 광채와 그늘의 대비. 한국 대통령이란 존재는 대대로 그렇게 강력한 인상을 남겨왔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똑같은 길을 가게 될 것인가? 비상계엄은 수포로 돌아갔으며, 어제는 재차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발의되었다. 그를 향한 수사의 손길도 바짝 다가와 있다.
‘탄핵이든 수사든 당당히 임하겠다’. 어제 있었던 담화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나는 잘못한 일이 없다는 말일 테다. 그렇다면 국민 앞에 머리를 조아렸던 불과 6일 전의 사과는 도대체 무엇이었는가?
2017년에 탄핵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수사를 이끌었던 검사는 다름 아닌 윤씨였다. 쫓던 자가 돌고 돌아 마침내 쫓기는 자가 된 셈이다. 진정으로 역사는 압운을 남기기 마련이다.
교대, 기대, 시대. 이 세 한국말에는 압운이 있다. 국회 앞에서 계엄군과 대치했던, 지금도 항의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어딘가 매끄러운 운율이 들려오는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