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논란이 없는 블로거

오길비 2024. 11. 22. 18:59

인터넷에 글을 올리는 경우 ()트위터에는 ‘신변잡기와 투덜댐’, 블로그에는 어느 정도 꼴을 갖춘 ‘연설’을 쓰기로 방침을 정해두었다. 그런데 어느 매체든 간에 필자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경험이 없다.

 

때때로 지인들로부터 ‘며칠 전 우치다 씨의 발언으로 논란이 벌어졌어요’라는 소식을 전해 듣는데, 필자는 신경 안 쓴다. 인터넷상에 올라온 독자의 반응을 안 읽기 때문에 그렇다. 인터넷에 글을 쓰기로 작정한 이래 변함없는 바다.

 

‘필자의 사고방식에 찬성’을 표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게 되면 기쁘다. 하지만 이를 통해 필자의 생각을 바꿀 일은 없다. ‘우치다의 사고방식에 반대’하는 사람 역시 (상당수) 있다. 다만, 그 비판의 대부분은 필자에게 불쾌감이나 굴욕감을 주려는 목적으로 쓰여진 것이지, 필자가 쓴 글의 질을 향상시켜주려고 그러는 게 아니다. 그런 거 읽는 데 시간을 할애할 수 있을 정도로 인생이 길게 주어진 게 아니다.

 

이렇게 말하면 상대는 놀란 반응을 보인다. ‘자신이 다른 사람들로부터 어떻게 평가받고 있는지에 대한 흥미가 없다는 말씀이라고요?’ 라고 묻기도 한다. ‘관심 없어요’ 라고 대꾸하면 다시금 놀란다.

 

진심으로 그렇게 여긴다. 어렸을 때부터 그랬다. 중학생 무렵부터 ‘미친놈’ 소리를 들었고, ‘그렇게 까불거리다가는 언젠가 단단히 혼난다’며 나이 먹고 나서도 계속 지적받았다. 하지만, 줄곧 ‘그렇게 살아온’ 것이다. 문득 이렇게 74세가 되었다는 걸 깨닫는다. 이제는 바뀌지도 않을 거고.

 

타인의 의견에 관심이 없다는 건 이런 뜻이다. 자기가 얼마나 무지하고, 얼마나 편견으로 가득 찬 인간인지는 필자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기에 그렇다는 거다. 필자는 모르는 것을 ‘안다’고는 말하지 않으며, ‘나는 옳다’고도 말하지 않는다. 단지 ‘한정적인 지()밖에는 갖고 있지 않으며, 마음가짐이 못돼먹은 개인의 의견’을 밝힐 뿐이다. 따라서 ‘넌 한정적인 지()밖에는 갖고 있지 않고, 마음가짐이 못돼먹은 놈이야’라는 말을 듣는다 해도 ‘그럼요’라고 대꾸하는 것 이외의 방도가 없다.

 

애초에 필자는 ‘논쟁’이라는 것 자체를 하지 않는다. 다양한 분들로부터 가차 없는 비판을 받지만, 반론하지 않는다. 상대방이 옳다면 반론의 여지가 없는 것이며, 상대가 설령 잘못을 말한다 해도 굳이 반론할 일은 아니다. 옳고 그름을 결정하는 주체는 당사자가 아닌, 독자들이다. 그렇게 여기기에 ‘논란’과는 거리가 있다. (AERA 109)

 

(2024-10-20 09:28)

 

 

저자 소개

우치다 타츠루 (內田樹)

 

1950년생. 합기도 개풍관 관장. 고베여학원대학 명예교수.

근간 『무지의 즐거움』 『되살아나는 마르크스』 등.

 

출처: 우치다 타츠루의 연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