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희망의 싹, 키보오노 마치

오길비 2024. 10. 30. 13:49

『주간금요일』 독자분이라면 기타큐슈에서 노숙인 및 빈곤가정을 지원하는 ‘호보쿠’라는 단체와 그 대표인 오쿠다 도모시 목사라는 이름이 익숙하실 줄로 안다.

 

호보쿠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키보오노 마치’라는 프로젝트가 있다.

 

기타큐슈시는 전날 쿠도파라는 조직폭력배가 접수했던 우범지대였다. ‘공포의 거리’였던 것이다. 쿠도파는 해산당했는데, 그 본거지가 해체되면서 그 자리는 유휴지로 남았다. 그 땅을 호보쿠 측이 사들여서, 지원이 필요한 많은 사람들에게 활짝 열린 ‘키보오노 마치’를 만들겠다는 야심 찬 프로젝트를 오쿠다 목사가 시작하였다. 토지 매입 자금을 조성하기 위해 독지가들에게 기부를 요청했다. 금세 토지 매입에 필요한 차입금을 전액 상환할 수 있을 정도의 기부금이 모였다. 호보쿠 자체 재원 5억 엔, 융자 5억 엔과 기부금 3억 엔을 바탕으로 건물 계획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익히 아시는 바와 같이 코로나와 전쟁, 엔저로 자재비용이 앙등하여, 당초 예산으로는 도저히 지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럼에도 미봉책 비슷하게 내년 초에는 착공에 들어간다. 아직 1억 엔 부족하다. 이 액수를 크라우드펀딩으로 모금하게 되었다. 이를 위한 기자회견이 얼마 전에 있었다.

 

오쿠다 씨의 떳떳한 발표가 있고 나서, 호보쿠의 활동에 관하여 내부 직원 및 지원을 받아온 사람들의 보고가 있었으며, 마지막으로 응원단을 대표해 무라키 아쓰코 씨와 쓰지 아사코 씨 그리고 필자가 차례로 응원하는 차원에서 간략히 발언했다.

 

호보쿠의 슬로건은 ‘나의 마음 있고 너의 마음 있네 광야는 넓어요’다. 필자 정도 되는 세대라면 곧장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우에키 히토시가 부른, “빈털터리 자식들아 내가 먹여 살려주마 / 나도 두 쪽뿐이지만 염려들 말라고 / 광야는 넓고 하늘은 푸르다네 / 산 입에 거미줄 치려구” 대중가요 『나만 믿고 따라와』 (작사: 아오시마 유키오) 속 사상을 체현하고 있다.

 

내 지갑이 두둑해서 ‘빈털터리 자식들’을 지원하는 게 아니다. 바로 이 점이 자선사업과 다르다. 나도 호주머니가 가볍다. 그럼에도 보잘것없는 선사를 한다. 그러면 놀랍게도 어디선가 슬그머니 임자가 원래 갖고 있던 것을 아득히 뛰어넘는 ‘선물’이 도착한다.

 

자기 자신도 넉넉지 못하지만, 증여와 지원을 위해 가장 먼저 솔선수범하여 지출할 각오를 한 사람을 갸륵히 여기어 ‘하늘’이 터무니없을 만큼의 선물을 가져다주는 것이다.

 

“하늘은 푸르다네”라는 장식적인 한 줄에 아오시마 유키오는 그 나름의 신앙을 건 셈이다.

 

필자가 오쿠다 씨의 시도를 숭고하게 여기는 이유는 그것이, ‘성선설’에 기반한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단순한 ‘성선설’이 아니다. ‘사람의 본성은 원래 선할 것이다’ 하는 오쿠다 씨의 확신에 호응하여, 사람으로서 내면에 숨겨진 선성이 각성하고, 호흡하기 시작하는 그런 ‘동적 성선설’인 것이다.

 

나 자신이 특별히 선량한 인간이라고도, 박애적인 인간이라고도 달리 생각한 적 없었다… 하는 사람들 속에 잠들어 있던 선성이 오쿠다 씨의 말과 글 그리고 실천으로 인해 활력을 얻게 되는 것이다. 그때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것 (없다고 여겼던 것) 이 비로소 존재의 움을 튼다. 그래서 “설마 산 입에 거미줄 칠 일 있으려구”인 거다. ‘선함’은 거기에 원래 있던 게 아니라, 아무것도 없었던 곳에 새로이 태어나기 마련이다.

 

오늘날 온 일본이 공격적이고도 허무적인 언동에 허우적대고 있다. 현실을 허섭스레기라고 치부하면서, 게의 개구멍으로 유용하는 게 스마트하다고 내심 생각하는 냉소가와, 끔찍한 현실을 앞에 두고 비분강개하는 것마저 지쳐버린 사람들의 탄식만이 눈에 들어온다. 그런 와중에서도 ‘동적 성선설’을 기치로 내건 호보쿠의 활동은 단연 군계일학이다.

 

시대를 쇄신하는 것은 항상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모습’으로 등장한다. 호보쿠는 그러한 ‘새로운 무언가’일 것이라는 예감이 필자에게는 든다. (주간금요일 94)

 

(2024-10-11 10:40)

 

 

저자 소개

우치다 타츠루 (內田樹)

 

1950년생. 합기도 개풍관 관장. 고베여학원대학 명예교수.

근간 『무지의 즐거움』 『되살아나는 마르크스』 등.

 

출처: 우치다 타츠루의 연구실


오길비: 크라우드펀딩 주소는
https://readyfor.jp/projects/2024kibou 입니다.

요즘은 웹브라우저 기본 탑재 번역 기능이 워낙 잘 되어 있는 줄로 압니다.


난점으로는 기부자의 일본 주소지와 전화번호를 입력하라고 하는데,
주소는
〒(우편번호) 543-0033 大阪府大阪市天王寺区堂ケ芝1丁目2-2 富士ハイツ103号
전화번호는
06-6626-4936

입력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소개해 드리는 이유 중 하나로는 READYFOR 기부 플랫폼이 일본 웹서비스 가운데에서도 이례적으로 해외 접근성이 개방되어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IT 기술적으로도 훌륭하고 편리하게 구축되어 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가지고 계신 해외결제 신용카드(마스타/비자/아멕스/JCB 등)를 통해 실로 간단히 결제하실 수 있습니다. 아, 지금 엄청난 엔저(30일 현재 902원)라는 점도 말씀드리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