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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 수정사: 맑은샘, 약사불, 등산로
    취재 2020. 9. 11. 14:11

    수정사 가는 길, 주차장도 노천 공연장도 캠핑장도 아닌, 용도를 도저히 알 수 없는 애매한 공간이 쓸데없이(!) 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에어건, 해충기피제, 지도와 같은 등산객 편의시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인근에 조성된 테마파크입니다.
    꽤 뜬금없이 자리하고 있다거나 따분한 교육적 목적으로 지어졌다고 여기실 수도 있는데, 사실 예서부터 금성산과 비봉산의 갈림길이 양 날개로 펼쳐지고, 무엇보다 수정사 가는 호젓한 길이 본격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상당히 중요한 지점입니다.
    아무튼 우선 기마병의 동상을 보실 수 있는데요. 고대 국가 조문국의 훈련장과 산성이 있다고 전해져 오기에 그렇습니다. 조문국은 1000년 전쯤에 신라에 복속되었습니다.
    다음으로 보실 조형물은 조문국 금동관인데, 전형적인 신라 시대 왕관과는 판이하게 다른 북방형 깃털 모양을 하고 있기 때문에 향토역사학적으로 상당히 관심을 받고 있는 유물입니다.

    그리고 연못이 조성되어 있는데요. 암석이 그대로 드러난 금성산 아래 펼쳐진 모습이 마치 한 폭의 산수화를 감상하는 듯한 탄성을 자아내는 절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시금 말씀드리지만, 여기서부터 드디어 수정사 산행(그리고 차를 끌고 올 걸 하며 후회를 유발하는 언덕)이 시작됩니다.

    수정은 크리스털이죠. 맑은 물이 졸졸 흐르고 있는 것이 마음을 투명하게 정화시키기에 마땅합니다.

    유서 깊은 고운사의 말사라고 하는 수정사 경내입니다.

    이끼 투성이로 한구석에 자리잡고 있는 석탑만이 지나간 천 년의 세월을 정직하게 표상하고 있습니다.

    수정사가 알음알음 유명한 이유는, 짐작하시다시피 그리고 보시다시피 기똥찬 약수터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아침 일찍부터 그 잠깐 되는 시간동안 아우디, 볼보, 제네시스, 베엠베 등 기라성 같은 자가용이 닌자처럼 왔다가 곧장 돌아가고는 하는 진풍경을 보실 수 있습니다.
    사진에는 잘 안 나와있지만, 관리를 맡고 있는 수정사 측에서 호소하기를 양심적으로 20L(속칭 말통) 두 개 분량만 챙겨가시라고 팻말을 붙여 두었습니다.

    미신요법-- "미신적인 방법으로 병을 진찰•치료•예방한다고 하여 사람들의 마음을 홀리게 하는 경우" 20,000원의 과태료가 부가된다고 의성경찰서가 경고문을 붙여 두었습니다. ... 이런 게 경범죄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네요. (형법 아시는 분 댓글 좀 부탁드립니다.)
    수정사, 그리고 금성산이 이렇게 영험한 기운을 풍기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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