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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대 뉴스 (우치다 타츠루)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1. 2. 3. 21:37
섣달 그믐날이라서, 올해의 10대 뉴스를 상기해본다.
(1) 감염확대로 인한 개풍관 휴관
3월에 고베 현 첫 확진자가 나온 시점에서 우선 3일부터 23일까지 3주간 휴관. 재개 후, 4월 7일~5월 18일까지 5주간 휴관, 11월 18일부터 오늘까지 6주간 휴관. 29주 간 주루룩. 1년의 절반 이상을 쉬게 됨. 일부를 제외하고는 연습•훈련을 저지당했기에 고통스러웠다. 2021년에는 될 수 있는 한 속히 재개되기를 기원한다.
(2) 몸상태가 아주 안 좋았다
2019년 가을에 감기에 걸려 기침과 콧물이 잘 낫지 않았고, 수 일 지나 병원에 갔더니 '기관지염' 으로 진단. '폐렴 일보 직전. 연세가 있으시니까 사흘이 지나도 안 좋으시면 바로 병원에 오십시오' 이라고 의사선생님에게 꾸중들었다. 결국 감기는 그 이후로도 한 달동안 계속되었는데, 나은 뒤로는 무릎의 격심한 통증 때문에, 매번 가던 스파르타 스키 여행은 통한의 불출석. 극락 스키는 파스를 붙이고 기다시피 해서 참가하기는 했지만, 이틀째부터 컨디션이 나빠져 3일째 밤에 응급 후송. 급성 전립선염. 체력이 떨어지니 기저질환이 '약한 고리' 를 틈탄 것이다. 고베에 돌아와서도 아랫배에 동통이 생겨, 며칠간 잠들지 못했다. 그 뒤로도 컨디션은 그대로 저공비행. 무릎 통증은 11월 쯤 겨우 나았고, 훈련 때도 아프지 않았다. 코로나 사태로 휴관한 덕분에 요양할 수 있었다고 말 못 하는 것도 아님. 새옹지마다.
(3) 책을 잔뜩 냈다
세상이 코로나 사태라서 외출 자제. 애초에 밖에 안 나가는 사내라, 훈련을 쉬게 되어 여러 이벤트가 취소되고, 할 일이 없었다. 몸도 안 좋고, 할 수 없이 줄곧 서재에 틀어박혀 그저 원고를 써 내려갔다.
올해 낸 책은
<일본 습합론>
<커먼의 재생>
<원숭이화하는 세상>
<전前-철학적> (프랑스 현대사상론 -옮긴이)
<거리의 부모자식론>(따님과의 공저)
<코로나와 살아가기>(감염내과의 이와타 겐타로 씨와 공저)
<포스트 코로나를 살아가는 학생 제군들에게>(편저)
<김 새는 생활 혁명>(야나이 히로키 씨의 책에 대담으로 참가)
<아베, 스가, 오사카유신. 8년 동안의 거짓말을 폭로, 배로 갚아주마!>(니시타니 후미카즈 씨와 대담으로 참가)
내년이 되면 속속 <학문의 자유가 위험하다>(사토 마나부, 우에노 지즈코 공동편저), <일본 전후사론>(시라이 사토시 씨와의 대담집을 문고화)이 나온다.
이 책들의 교정쇄에 둘러싸여 일 년을 보냈으니만큼, '이제 교정쇄의 꼴도 보기 싫다' 고 우는 소리 해도 용서받을 수 있으리라.
2021년은 봄 쯤에 강상중 씨와의 대담집, 비슷한 시기에 또 다른 좌담집이 나오는데 앞으로는 잘 모르겠다. 이미 신간이 3권이니까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
(4) 야마자키 마사히로 씨의 재판을 지원함
전쟁사 연구자이자 벗인 야마자키 마사히로 씨의 트윗이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하는 사건이 있었다. 야마자키 씨의 트윗을 리트윗한 나도 고소하겠다고 상대방이 선언했기에, 야마자키 씨와 함께 재판으로 싸우게 되었다. 그 재판 비용을 크라우드펀딩에 부쳤는데, 예상 외로 잠깐 사이에 1000명 넘는 분들로부터 1200만 엔이 넘는 지원을 받게 되었다. 시시비비가 밝혀져 언론의 자유가 지켜지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이리도 많다는 것에 감격했다. 연말에 결심이 열리고, 2월에 판결이 나온다(2021년 8월 24일 도쿄 고등재판소 판결에 의해 야마자키 씨가 전면 승소함 -옮긴이).
(5) <레비나스의 시간론> 이 완결됨
<복음과 세계> 에 6년 넘게 연재했던 <레비나스의 시간론> 이 70회로 완결되었다. 89쪽에 불과한 오리지널 <시간과 타자> 를 정독할 뿐인 연재에 700 매 원고를 쓰게 허락해 주신 출판사 사장님의 아량에 깊이 감사드린다.
<레비나스의 시간론> 은 앞으로 장황한 부분을 지우고 불충분한 정보를 채워넣어 연내에 단행본의 형태로 다듬을 생각이다. 2022년에 나올 것으로 생각된다.
이것으로 <레비나스와 사랑의 현상학>, <타자와 사자死者>에 이은 일생의 레비나스 삼부작이 완성됨.
(6) 카뮈론을 시작함
6년 간 매월 레비나스론을 4000자 써 왔는데 연재가 끝나자 '스승 레비나스 옹에 대한 석별의 정' 때문에 마음에 구멍이 휑하게 뚫린 게 아닐까... 하고 걱정을 하려니까, 팬데믹 덕에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 가 돌연 베스트셀러가 되고, 이 책을 펴내는 신초샤의 아다치 씨가 '어째서 일본인은 이렇게도 카뮈를 좋아하는 걸까요' 하고 물어와서, 거기에 대해 격월로 기고하게 되었다.
레비나스로 허해진 상실감을 카뮈론으로 메운다는 '안성맞춤' 같은 기획이다. 쓰고 싶은 게 아주 많기 때문에 이것도 장기연재가 될 가능성이 있음.
(7) 때 아닌 한국 붐
정신이 들고 보니 개풍관은 이지치 노리코 오사카 시립대학 교수가 주재하는 깊고 넓은 한일 네트워크의 허브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처음에는 박동섭 선생이 프로듀스하는 나의 한국 강연 여행에 대동해 한국을 공부한다는 '수학여행부' 의 발족이 시초였다. 그로부터 개풍관 문인이 한국어를 배운다는 한국어서당(강사는 이지치 선생) 이 개시되었다. 그리고 나서 판소리 하시는 안성민 씨, 나니와부시를 하시는 다마가와 나나후쿠 씨, 그리고 작가 강신자 씨가 결성한 유닛 '가모메 구미' 도 정기적으로 모시게 되었다.
2020년에는 <거리의 한일론> 을 쓰게 된 인연으로 재일 코리언 잡지 <항로> 에 실리는 좌담회가 개풍관에서 열렸다. 책을 읽은 오사카 대한민국 영사관의 오태규 총영사가 개풍관에 찾아와 본관이 벌이고 있는 한일 시민적 연대의 노력을 높이 사기도 했고, <~ 한일론> 의 공동저자 중 간사이에 거주하고 있는 여섯 명이 총영사관 디너에 초청받게 되었다.
박 선생이 주최하는 한국 여행은 코로나 탓에 올해에는 실현되지 못하고 ZOOM 강연이 되기는 하였으나, 수학여행부는 교토의 고려미술관을 방문한 뒤, 불고기집에서 한국 요리를 배터지게 먹는 쁘띠 수학여행을 실시했다.
그러한 고로, <사랑의 불시착> 감상으로 시작한 2020년의 개풍관 한국 붐은 세간의 혐한 언설과는 정말이지 역방향으로 전개되어 온 것이었다. 2021년에는 어떻게 될까.
이상 7대 뉴스였다. 떠올려 보면 더 있을지도 모르지만, 뭐 그다지 대사건이 엄청 많지는 않는 편이 평온하고 좋지 않은가 생각한다.
2021년 모두가 복된 한 해가 되기를.
(2020-12-31 13:50)
출처: http://blog.tatsuru.com/2020/12/31_1350.html
저자 소개
우치다 타츠루
1950년생. 개풍관 관장. 고베여학원대학 명예교수. 근간 <원숭이화하는 세상> <길거리의 한일론> 등.'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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